교통영향평가 도면을 스케치업으로 옮길 때마다 같은 벽에 부딪혔다. 횡단보도와 차선, 정지선을 그리던 그 정교한 점선들이, 캐드를 떠나는 순간 전부 실선으로 뭉개지거나 흩어져버렸다.

어떤 문제였나
교통영향평가 도면은 주변 도로의 노면표시를 가장 정교하게 담고 있는 도면이다. 우리 설계안으로 바뀌는 도로든, 현황 그대로의 도로든 — 횡단보도는 어디 있는지, 차선은 어떻게 생겼는지, 버스정류장과 교통섬은 어디 있는지, 정지선·실선·점선·정차금지구역은 어디를 지나는지가 전부 이 도면 안에 있다.
문제는 이 선들이 저마다의 정체성을 캐드의 선종(linetype)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. 점선은 점선 패턴으로, 실선은 실선으로. 이걸 스케치업으로 그대로 가져가면 그 선종 정보가 반영되지 않는다. 캐드에서는 분명 점선이었던 것이 스케치업에서는 그냥 이어진 선으로 나온다.
그래서 실무에서는 이 점선들의 외곽선을 EPS나 PDF로 추출해 옮기는 우회로를 자주 썼다. 그런데 이것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고, 된다 해도 회전교차로나 곡선 차선처럼 곡선이 낀 구간은 수많은 짧은 직선으로 쪼개지면서 삐뚤빼뚤하게 나온다. 결국 사람이 손으로 점선 하나하나를 다시 그리는 노가다로 돌아가는 일이 잦았다.
어떻게 풀었나
LTOL은 폭과 선종을 동시에 가진 폴리선 — 노면표시로 쓰인 그 선들 — 을 골라, 선종 패턴의 dash 구간 하나하나를 실제 폭만큼의 직사각형으로 바꿔서 원래 점선 모양 그대로 줄줄이 늘어놓는다. 예를 들어 두께 200짜리 곡선 점선이라면, 곡선을 따라 휘어진 폭 200짜리 조각들이 원래 점선 리듬 그대로 나열된다. 그 나열 자체가 캐드 안의 진짜 폴리선 도형이다. 더 이상 ‘라인타입’이라는, 프로그램이 해석해줘야만 살아나는 속성이 아니라는 뜻이다.
곡선 구간도 원래 곡률을 따라가며 잘게 쪼개 근사하기 때문에, EPS 경유 방식에서처럼 삐뚤빼뚤해지지 않는다. 개발 초반엔 이 곡선 추적 과정에서 외곽선 두 줄의 진행 방향이 어긋나 나비넥타이처럼 꼬이는 문제가 있었는데, 정점을 쌓는 순서를 정리해서 잡았다.
어떻게 달라졌나
전에는 횡단보도 점선 하나하나를 손으로 따라 그리거나, EPS로 추출한 뒤 삐뚤빼뚤해진 곡선을 다시 다듬는 게 일이었다. 이제는 노면표시 선들을 선택하고 LTOL 한 번이면, 원래 점선이 폭 있는 직사각형들의 행렬로 바뀐다. 이제 이건 완전한 도형이기 때문에 캐드를 떠나 스케치업으로 넘어가도 그대로 들어온다.
사용 환경
- ZWCAD 2023 기준 개발·실전 검증 완료. AutoCAD 호환은 미검증.
- 대상은 LWPOLYLINE이면서 폭(ConstantWidth)이 있는 선뿐이다. 폭이 없는 선은 실행해도 조용히 건너뛴다.
- 구형 방식인 POLYLINE(2D 폴리라인)은 대상이 아니다.
어떻게 쓰나
- 노면표시로 쓰인, 폭과 선종이 있는 폴리선들을 먼저 선택해두거나, 명령 실행 후 선택한다.
- 명령창에
LTOL을 입력한다. - 선택한 선들이 선종 패턴을 따라 dash 구간별 닫힌 폴리선으로 바뀌고, 원본은 사라진다.
- 원본은 사라지므로 복사본에서 작업하기를 추천함.
-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
UNDO한 번으로 되돌릴 수 있다.
아직 안 되는 것
- BYBLOCK 선종은 지원하지 않는다. 노면표시 선이 블록에 물린 선종으로 들어와 있으면 인식하지 못하고 실선(하나의 통 도형)으로 처리된다.
- 너무 짧은 dash 구간은 무시된다. 도면 단위로 0.1 미만인 조각은 건너뛴다.
- 구형 POLYLINE은 대상이 아니다. LWPOLYLINE만 인식한다.
LTOL 수정사항 (260714)
- 텍스트(TEXT·MTEXT)도 선택 대상에 추가 — 폭 있는 폴리선과 함께 선택하면 자동으로 아웃라인 도형으로 분해됨
- 구간별 시작폭·끝폭이 다른 폴리선(폭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)도 인식하도록 폭 판정 범위 확장
- 곡선 세분화 최대치 15 → 100으로 상향, 세분화 기준도 100단위 → 5단위로 촘촘해짐 — 곡선 구간이 더 부드럽게 나옴
- 선택 세트(PICKFIRST) 관리 추가 — 명령 반복 시 선택이 꼬이던 현상 해결
받아 가기
짧은 회고
점선 하나 살리자고 곡선 구간을 손으로 따라 그리던 시간이 있었다. 이제는 그 시간을 다른 데 쓴다. 선을 이렇게 붙잡고 늘어지는 게 재밌어서, 전에는 평행선 트림(TRA·TRB)도 비슷한 마음으로 만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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