창호일람표 한 줄을 평면에서 확인하겠다고, 같은 기호가 박힌 자리를 눈으로 좇으며 화면을 끌고 다닌 적이 있다. 이 글은 그 창호 기호 찾기를 손이 아니라 명령어 한 줄로 끝내려고 만든 리습 이야기다. 타입과 번호만 부르면, 도면 곳곳에 흩어진 그 기호를 빠짐없이 순회하면서 몇 층 어디에 있는지까지 알려준다.

어떤 문제였나
창호 검수는 결국 대조다. 일람표에 적힌 한 줄이 평면에 정말 그 자리에, 그 개수만큼 들어갔는지. 그런데 한 타입에 번호가 줄줄이 달리고, 같은 번호가 여러 층 평면에 중복으로 박힌다. FSD 하나만 해도 1번이 어디 있고 3번이 몇 층에 몇 개인지, 그걸 화면을 줌인·줌아웃해가며 눈으로 세고 있었다.
문제는 눈이 정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. 비슷한 기호가 옆에 붙어 있으면 헷갈리고, 도면이 빽빽하면 하나를 빠뜨린다. 빠뜨린 채로 납품이 나가면, 그건 현장에서 누군가가 대신 발견해준다. 그게 싫었다.
어떻게 풀었나
순서를 뒤집었다. 내가 도면을 뒤지는 게 아니라, 캐드가 나에게 목록을 가져오게.
타입(예: FSD)을 입력하면 현재 도면을 통째로 스캔해서, 그 타입에 달린 번호들을 개수와 함께 먼저 보여준다. 1(3), 2(1), 3(2) 이런 식으로. 어떤 번호가 몇 개 있는지부터 눈에 들어오니, 일람표와 1차 대조가 그 자리에서 된다.
그다음 번호 하나를 고르면, 일치하는 기호들을 위에서 아래로(같은 높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) 정렬해 한 칸씩 줌으로 잡아주고 하이라이트한다. 동시에 그 기호가 몇 층 평면에 있는지도 함께 띄운다. 기호 위쪽에 놓인 ‘지상○층 / 지하○층’ 텍스트를 거리로 점수 매겨 가장 가까운 층을 골라내는 식이다.
글자(TEXT·MTEXT)로 찍힌 기호든, 속성이 든 블록(INSERT)이든 똑같이 잡는다. 외부 참조(xref)로 끌어온 도면은 검수 대상이 아니니 알아서 걸러낸다.
순회 중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도 손에 익는다. 한 인스턴스를 보다가 엔터를 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, 거기서 곧장 다른 번호를 입력하면 그 자리에서 새 번호 검색으로 갈아탄다. 1번을 다 보고 나서 “아 3번도 봐야지” 할 때, 명령을 다시 띄울 필요 없이 숫자만 치면 된다. 검수는 원래 한 기호만 보는 일이 아니니까, 이 끊김 없음이 생각보다 크게 체감된다.
창호 기호 찾기, 무엇이 달라졌나
예전엔 일람표 한 줄당 화면을 몇 번씩 끌고 다녔다. 지금은 타입 한 번, 번호 한 번. 그러면 빠짐없이 순회한다. ‘눈으로 훑다 하나 놓침’이라는 변수가 사라진 게 핵심이다. 빠른 것보다, 빠지지 않는 것이 검수에서는 더 중요하다.
사용 환경
- ZWCAD 2023 기준 개발·실전 검증 완료. AutoCAD 호환은 아직 검증하지 않았다.
- 번호 표기가
#로 시작하는 작도 규약을 전제로 한다(예:#1,#3). 짝이 되는 번호 텍스트를 기호 근처에서 찾아 매칭하는 구조라 그렇다. - 층 표시는 기호 위쪽에 ‘지상/지하/○층/○F’ 류 텍스트가 있을 때 잡힌다.
- 검색은 현재 작업 중인 탭(모델/레이아웃) 안에서만 이뤄진다.
어떻게 쓰나
- 명령창에
WSE입력. - 도어 종류(타입) 입력 — 직전 입력값을 기억하므로 같은 타입이면 엔터로 넘긴다.
- 발견된 번호 목록이
★ 발견된 번호: [...]형태로 뜬다. 일람표와 1차 대조. - 검색할 번호 입력.
- 일치 기호를 순서대로 줌·하이라이트하며 층 정보를 보여준다. 이때 —
- 엔터 : 다음 인스턴스
- 숫자 입력 : 그 번호로 즉시 재검색
- q : 종료
아직 안 되는 것
- 층 텍스트가 없거나 기호와 너무 멀면 층이 ‘확인 불가’로 나온다. 도면에 층 표기가 정리돼 있어야 제 값을 한다.
- 기호와 번호를 짝짓는 거리 기준이 일정 수치로 고정돼 있다. 평면 스케일이나 기호 배치가 많이 다르면 매칭이 어긋날 수 있다.
- 한 번에 한 탭만 본다. 탭을 넘나들며 전 층을 한 번에 훑지는 못한다.
- AutoCAD 호환은 미검증.
받아 가기
받아서 잘 안 되거나, 우리 회사 도면 규약에선 이게 더 자연스럽겠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. 같은 고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됩니다.
도면 안의 글자·기호를 다루는 다른 도구가 궁금하면 텍스트만 골라 한번에 정리하기 글도 참고할 만합니다.
짧은 회고
이 도구는 사실 ‘빠르게 하려고’가 아니라 ‘안 빠뜨리려고’ 만든 쪽에 가깝다. 검수에서 제일 무서운 건 느린 게 아니라, 다 봤다고 믿었는데 하나가 빠져 있던 순간이다. 눈을 믿지 못하게 된 뒤로, 세는 일은 가능하면 캐드에 넘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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