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도면 위 글자는 손이 자주 멈추는 자리다. 비슷한 글자를 일일이 고쳐 쓰고, 글자만 잡으려는데 선이 딸려 오고, 글자가 가려 잠깐 치우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.
ZWCAD에서 이 세 가지 막힘을 각각 한 명령으로 끊는다. 글자만 골라내고(SETX), 내용을 통일하고(TE), 전부 숨기는(TFF) — ZWCAD 텍스트 정리 세 도구를 한 묶음으로 모았다.
어떤 문제였나
건축 도면은 선보다 글자가 더 성가실 때가 많다. 실(室)명, 치수 보조 문자, 면적 표기, 범례 — 도면 한 장에 깔린 텍스트는 생각보다 많고, 그 글자들을 만질 때마다 손이 잘게 끊긴다.
첫째, 글자만 골라 잡는 게 어렵다. 영역을 드래그하면 그 안의 선·해치·블록까지 통째로 잡힌다. 글자 색이나 레이어만 바꾸고 싶은데, 선택 단계에서부터 군더더기가 따라붙는다.
둘째, 같은 내용을 여기저기 똑같이 맞추는 게 번거롭다. 어떤 글자 하나를 기준으로 옆 칸, 다음 칸을 같은 값으로 맞추려면 더블클릭해서 지우고, 다시 치고를 반복한다. 칸이 열 개면 그 동작을 열 번 한다.
셋째, 글자가 도면을 가린다. 선 작업에 집중하고 싶은데 빽빽한 텍스트가 시야를 덮는다. 레이어를 끄자니 글자가 여러 레이어에 흩어져 있고, 일일이 끄고 켜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일이 된다.
세 가지 다, 어렵다기보다 잦다. 잦은 손동작이 하루를 갉는다.
텍스트 정리, 어떻게 풀었나
문제를 셋으로 나눴으니 도구도 셋으로 나눴다. 각자 하나의 동작만 한다.
SETX — 글자만 골라 잡기
영역을 평소처럼 드래그로 선택한다. 그러면 그 안에서 TEXT·MTEXT만 다시 걸러, 글자만 활성 선택 상태로 남긴다. 선도 블록도 해치도 빠지고, 손에는 글자만 쥐어진다. 이 상태에서 색을 바꾸든 레이어를 옮기든, 다음 동작은 글자에만 닿는다.
TE — 글자 내용 통일하기
기준이 될 소스 글자 하나를 먼저 클릭한다. 그 내용이 손에 담긴다. 이후엔 바꿀 글자를 클릭할 때마다 그 자리에서 즉시 같은 내용으로 덮인다. 클릭, 바뀜. 클릭, 바뀜. ESC를 누를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. 빈 곳을 잘못 눌러도 무시하고 넘어가니, 리듬이 끊기지 않는다. 글자의 내용(그룹코드 1)만 교체하므로 레이어·스타일·높이 같은 나머지 속성은 그대로 남는다.
TFF — 글자 전체 숨기기
명령을 한 번 치면 도면 안의 모든 글자(TEXT·MTEXT)가 한꺼번에 사라진다. 선 작업에 시야가 트인다. 같은 명령을 한 번 더 치면 숨겼던 글자가 전부 돌아온다. 켜고 끄는 토글 하나로, 글자를 잠깐 치워 두는 일이 한 동작이 된다.
어떻게 달라졌나
세 동작 모두 ‘여러 번 손’에서 ‘한 번 명령’으로 바뀌었다. 글자만 골라내는 데 들던 선택의 군더더기가 사라지고, 열 칸을 같은 값으로 맞추던 반복이 클릭 리듬 하나로 눌렸고, 글자를 치우고 다시 부르는 일이 명령 한 번씩이 됐다.
작은 도구들이지만, 잦은 동작을 줄인다는 점에서 체감은 작지 않다.
사용 환경
- ZWCAD 2023에서 개발하고 실전에서 검증했다. AutoCAD 호환은 확인하지 못했다.
- 세 파일 모두 acaddoc.lsp 상시 자동 로드를 쓰는 분이라면 LOADER 폴더에 넣어 두면 도면을 열 때마다 세 명령이 함께 올라온다.
어떻게 쓰나
세 명령은 서로 독립적이다. 필요한 것만 골라 쓰면 된다.
- SETX : 명령 입력 → 영역을 드래그 선택 → 그 안 글자만 선택된 채로 남음.
- TE : 명령 입력 → 기준 글자(소스) 클릭 → 바꿀 글자를 차례로 클릭 → 끝나면 ESC.
- TFF : 명령 입력 → 모든 글자 숨김. 한 번 더 입력 → 다시 표시(토글).
아직 안 되는 것
- 셋 다 대상은 TEXT·MTEXT다. 블록 안의 속성 문자(ATTRIB)나 치수(DIMENSION)의 글자는 잡지도, 바꾸지도, 숨기지도 않는다.
- TE는 내용(그룹코드 1)만 교체한다. 정렬·스타일을 함께 맞추지는 않는다. 어디까지나 ‘내용 통일’까지다.
- TFF는 숨김/표시 상태를 도면 단위 전역값으로 기억한다. 도면을 새로 열거나 다른 방식으로 객체 가시성을 건드린 뒤엔 토글의 방향이 한 박자 어긋날 수 있다. 그럴 땐 명령을 한 번 더 쳐 상태를 맞추면 된다. 내부적으로는 격리 해제(UNISOLATEOBJECTS)로 되돌리므로, 다른 격리 작업과 겹쳐 쓰는 경우엔 동작이 섞일 수 있다는 점만 염두에 두면 된다.
받아 가기
세 파일을 하나로 묶었다. 받아서 바로 쓸 수 있다.
혹시 받는 데 문제가 있거나 동작이 이상하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. 확인하고 답하겠습니다.
짧은 회고
큰 도구를 만들 때보다, 이런 작은 도구 셋을 정리할 때가 더 정직해진다. 어디서 손이 멈추는지를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.
글자를 고르고, 맞추고, 치우는 세 동작은 누구나 하루에 수십 번 한다. 그 수십 번을 한 번씩으로 줄이는 일 — 화려하진 않지만, 도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 가벼워진다.
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.
이 도구는 개인·비영리 목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. 출처(Talkative Archi)를 밝히면 수정도 괜찮습니다. 다만 무단 재배포와 상업적 판매는 삼가 주세요. 무보증·본인 책임이 원칙입니다. [자세히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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